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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취미로 승려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소박하고 늘 근검절약하는 타입. 수돗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않고, 휴지 한 장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음식도 딱 먹을 양만큼만 먹고, 절대 남기지 않는다. 규칙적인 삶이 몸에 배어 있다.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대는 이른 아침. 평소에도 명상을 즐기며, 긴장하면 불경을 외며 긴장을 푼다. 스스로를 굉장히 낮추며, 겸손하다. 엄청난 재능을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취미로 승려를 하는 것일 뿐이다'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낮추곤 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 안에는 의외의 모습들이 있다. 대부분의 삶을 외부와 단절된 절에서 살아 왔기에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순진한 면이 있다. 이야기를 조금만 나눠 보고 같이 지내다 보면 제 나이 또래 여고생들보다 오히려 더 소녀스럽고 어린아이같은 면이 있을 정도이다. 장난기도 의외로 있는 편이다. 친구를 많이 사귀어 본 적이 없어 아직까지 사람을 잘 믿고 잘 따르며 쉽게 용서한다. 세상을 불경 등의 책으로만 접한 것이 더 많아 아직은 세상 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아직 티가 별로 묻지 않은 단순한 아이.

 

[기타]


흔히 말하는 천애고아이다. 절 앞에 버려진 갓난 여자아이를 주지스님이 주워 거두어 기른 것이 태미. 태미라는 이름 또한 스님이 지어주신 법명이다. 한국인으로 최근까지 한국의 절에 살며 봉사활동과 종교 활동에 애썼으나, 얼마 전 절의 주지 스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주지스님의 친구이신 일본인 스님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었다. 일본에 살면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어린 나이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초고교급의 호칭을 얻었다. 태미를 일본으로 데려오신 스님 또한 꽤나 이름이 있는 분. 태미의 스승님인 주지 스님과는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태미는 어릴 적 부터 주지 스님과 함께 그 분을 뵈어 일본어에도 능숙한 편.

 

좋아하는 건 모자들. 아무래도 머리카락이 없다 보니 머리가 시려워서 그렇다고. 온갖 모자들을 다 좋아한다. 늘 근검절약하는 태미가 유일하게 돈을 쏟는 취미는 모자 수집. 태미가 소중한 것들을 숨겨놓는 곳에는 모자들이 수북히 쌓여있다고 한다.

불교라는 종교 특성상 채식주의자이고, 마음이 따스해서 그런지 동물도 매우 좋아한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토끼라고. 토끼라면 정말 사족을 못 쓴다. 토끼가 앞에 있으면 불경을 외우다가도 입가가 실룩거린다. 물론 그 외에도 동물이라면 전부 좋아한다. 작고 귀여운 동물이라면 더더욱. 동물들 또한 태미의 마음을 아는지 잘 따르는 편이다. 

 

싫어하는 것은 대나무로 된 치면 따악 소리가 나는 막대기, 그리고 그 따악 하는 소리. 어릴 적 절에서 명상을 하다 졸면 주지스님이 그걸로 등을 사정없이 때려 깜짝깜짝 놀라 잠에서 깨곤 한 기억 때문이라고 한다. 한참 어릴 적의 기억이지만 아직까지 기겁 대상 1호. 아직 아이같은 면과 장난기가 꽤나 남아 있어 가끔 불상이나 불화 등의 부처님의 얼굴을 보며 똑같이 표정을 지으려고 시도를 해본다. 물론 들키면 굉장히 부끄러워한다. 가끔 장난으로 자기 머리 뒤쪽에 얼굴을 그려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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